한 여름 밤의 예술, 시청각의 ‘힙’한 감성을 선물하다
한 여름 밤의 예술, 시청각의 ‘힙’한 감성을 선물하다
  • 고주연 기자
  • 승인 2019.08.21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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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 밤의 예술, 시청각의 ‘힙’한 감성을 선물하다
 
 
 
ⓒKOZ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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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여름, 결성 4년차를 맞은 팬시차일드(FANXY CHILD)가 첫 콘서트의 역사를 성공적으로 써냈다. 서울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지난 8월 10, 11일 이틀간 열린 ‘FANXY CHILD ‘Y’ CONCERT’에는 이 날을 기다렸던 8,000여명의 관객이 함께해 그간 쌓아온 함성을 터뜨렸다. 국내외 힙합과 R&B 음악팬들에게 인지도가 확실한 팬시 차일드(지코, 크러쉬, 딘, 페노메코, 밀릭, 스테이튠)는 앞선 9일 신곡 ‘Y’를 공개하는 팬서비스로 팬들의 기대감을 최대치로 예열한 바 있다.
 
이번 ‘Y’ 콘서트는 마치 잘 만든 150분짜리 옴니버스 영화를 보는 듯 했다. 그만큼 6명의 개인 무대 곳곳에 예술적인 고민의 흔적이 드러났다. 무대와 영상에 담고자하는 콘셉트가 확실했고 연출과 구성은 치밀했으며 라이브 무대는 압도적이었다. 실제로 ‘돈이 아깝지 않았다’, ‘못 간 사람은 그 느낌을 모른다’라는 등 노력과 열정으로 좋은 무대를 보여준 팬시차일드에게 응원을 보내는 팬들의 후기가 이어졌다. 우선 공연장에 들어서자마자 Y자 모양의 무대가 시선을 압도했다. 전광판 크기도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이 스크린을 통해 거의 모든 곡마다 각각 다른 영상이 등장했다. 조명 연출은 레이저로 입체감을 살려 아티스트의 무대를 바라보는 시야에 황홀한 느낌을 더했다. 밴드와 화합을 이뤄낸 사운드는 콘서트의 현장감을 극대화했다.
 
첫 오프닝 무대부터 숨 막히는 긴장감이 있었다. 선두로 나선 밀릭(millic)의 ‘Paradise’에서 팬시차일드의 모든 멤버들이 곡의 후반부에 하나 둘씩 무대에 등장했다. 이들은 아우라로 관객들의 마음에 시작부터 큰 여운을 남겼다. 이어서 페노메코(Penomeco)가 등장했다. 그는 ‘Till Die’, ‘PNM’, ‘Coco Bottle’ 등으로 개인 무대로 소화했다. 페노메코는 멘트 때 땀범벅이 된 얼굴로 가쁜 숨을 내쉬면서도 특유의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의 인기곡 중 하나인 ‘No.5’에 맞춰 크러쉬(Crush)가 출격했다. 블루 레이저 조명과 반짝반짝한 핑크빛 모션 그래픽의 조합에 팬들의 환호와 떼창이 공연장을 채웠다. 이어 딘(DEAN)이 등장했다. 지코(ZICO)와 ‘풀어’로 분위기를 장악한 딘은 ‘왓투두(What 2 Do)’에서 크러쉬가 함께 라이브 무대를 펼쳤다. 딘은 “한국에서 공연은 정말 오랜만이다. 모두 팬시차일드 팬 맞죠?”라며 인사했다. 이어서 “다음 곡은 제가 정말 열심히 작업하고 있는 앨범의 수록곡인데 여러분들이 꼭 같이 불러줬으면 좋겠다”라며 그는 의자에 앉아 ‘인스타그램(Instagram)’을 부르며 무대를 이어갔다. 딘 특유의 음색과 기교에 매료된 관객들은 후렴구가 되자 그의 요청에 응해 진풍경을 이뤄냈다.
 
이어진 크러쉬의 무대는 감동 포인트가 많았다. 도입부 모션 그래픽은 눈, 코, 입 없이 얼굴 형체만 있는 한 남자의 이별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는 자신이 스테이튠(Stay Tuned)에게 쓴 손 편지를 공개하며 뮤지션으로서의 진정성도 솔직하게 드러냈다. 이후 크러쉬는 감미로운 목소리로 ‘Beautiful’과 ‘잊어버리지마’를 열창했다. 그를 잘 아는 팬들은 자신의 스마트폰 LED 조명으로 켜고 불빛 하나하나가 되어주는 것으로 화답했다. ‘기억해줘’에서는 스테이튠이 함께 무대를 장식했다. 크러시는 중간 멘트에서 “20대 분들, 30대 분들, 10대분들, 40대분들!”이라며 연령별 호응도 조사도 재치 있게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어 팬시차일드의 수장인 지코가 개인무대를 위해 본격적으로 출격하자 팬들의 환호와 열기는 절정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지코는 특유의 강력한 퍼포먼스와 전달력있는 랩핑으로 무대를 환하게 빛냈다. 특히 지코는 여러 곡에서 Y자 무대의 돌출로 걸어나와 자세를 낮추고 앉는 것으로 스탠딩석 팬들과 가깝게 소통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지코의 개인 무대는 재치 있는 모션그래픽에 드럼과 기타 사운드가 더해진 ‘아티스트(Artist)’ 라이브 무대와 블랙수트핏의 댄서와 돌출 무대를 워킹하는 ‘오키도키(Okey Dokey)’로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곡을 마친 후 지코는 멘트를 위해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호흡을 고르게 했다. 이윽고 그는 “재밌죠? 여러분들 만나게 돼서 진심으로 반갑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지코는 “팬시차일드가 콘서트를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정말 준비를 많이 했어요. 준비하는 기간 동안 찾아와주시는 분들을 위해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이 가장 컸어요”라며 “저희 노래를 들려드릴 수 있다는 게 감사해요. 요즘 들어 더 많이 느끼는 데, 그래서 계속 여러분들에게 선물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고 웃었다. 이는 지코가 최초로 전한 새 앨범 공식 발표였다. 지코는 준비했던 미공개곡 ‘원맨쇼’로 그의 존재감과 아티스트적인 진화를 증명했다. 공연 후반부엔 팬시차일드 멤버 전원이 무대에 올라 관객과의 소통을 함께했다. 팬시차일드는 앵콜곡 ‘Y’를 끝으로 팬들에게 정중한 인사를 보냈다. 이미 국내 최고 수준의 보컬, 랩, 퍼포먼스 실력과 무대장악력으로 인정받는 그들이지만 멘트 곳곳에서 믿어주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고자 감췄던 부담감과 진심이 엿보였다. 2019년 여름, 팬시차일드는 첫 콘서트의 모범 사례를 창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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