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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복면 금지법 이후 불길만 더 과격
홍콩 시위, 복면 금지법 이후 불길만 더 과격
  • 고수아 기자
  • 승인 2019.10.07 0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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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시위, 복면 금지법 이후 불길만 더 과격   
 

ⓒ로이터(Reuters) 영상캡처.
홍콩 시내 한 가운데 바리케이드에 불길이 휩싸이고 있다. ⓒ로이터(Reuters) 영상캡처

 

 

홍콩의 중국 송환법 반대 시위가 반중국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홍콩 당국과 시민들의 갈등이 더 깊어지고 있다. 홍콩 정부가 대중 집회에서 마스크를 포함해 얼굴을 가리는 모든 방식을 금지하는 '복면 금지법'을 지난 4일(현지 시간) 전면 시행한다고 발표한 직후부터다.

 

홍콩 정부의 이 같은 대응에 분노한 시위대와 시민들은 홍콩 시내 곳곳에서 건물과 기물에 파손을 가하며 저항을 주도하고 있다. 이번 시위로 홍콩 시가지의 중국 은행 지점 및 ATM기, 샤오미 등 중국 관련 브랜드 매장이 크게 파손됐으며 시위대의 공격 대상에는 행정부 입주 건물과 인근 경찰서 및 지하철 출입구도 포함됐다.

 

 

경찰과 시위대가 대치하며 최루 가스가 홍콩 시가지 한 가운데 번지고 있다. ⓒ로이터(Reuters) 영상캡처

 

홍콩 시민들은 복면금지법이 '긴급법'이라는 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홍콩은 국가 안보나 공공의 위협이 있다고 판단할 시 의회의 승인 없이 행정장관 권한으로 긴급법 공표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복면금지법도 홍콩 캐리 람 행정 장관이 홍콩의 입법 회의 승인 없이 긴급법 시행이 이뤄졌으며 이 법이 효력을 갖는 5일 자정부터 집회 시 복면을 착용한 홍콩 시민은 최고 1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최대 2만 5,000 홍콩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게 됐다.

영국 가디언지는 7일(영국 현지시간) 일요일 홍콩 집회에서 시위에 참여한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복면금지법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하며  "(홍콩) 정부는 식민지 시대의 권력을 사용해 하룻밤 사이에 발효한 금지령으로 4개월 동안의 시위를 끝내야한다고 주장했지만 반대로 도시 전역에 긴장을 불러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이 취재한 현지 시위 참여자는 "법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라며 "부상을 입었거나 이미 체포된 다른 시위자를 생각해서라도 시위를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복면금지법은 1922년 영국이 식민지 홍콩에서 발생한 선원들의 파업에 대처하도록 만든 법률인 '긴급정황규례조례'가 그 시초다. 긴급법은 공산주의자에 의한 반영 폭동과 관련해 홍콩 정부가 1967년 1회 집행한 이후 사문화되어 있다 52년만인 올해 10월 4일 발동한 것이다. 이번 긴급법 발동에 의한 복면금지법 법령 시행으로 홍콩 시위대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격렬하게 시위에 힘하며 중국과 홍콩 정부에 저항하고 있는 모양새다.   

 

ⓒ로이터(Reuters) 영상캡처.
ⓒ로이터(Reuters) 영상캡처. 홍콩 시위대가 7일(현지 시간) 경찰서를 향해 최루탄을 던지고 있다. 

 

지난 1일 국경절 애도 시위가 진행된 홍콩 시내에선 총소리가 울려 퍼진 바 있다. 시위대와 무장 경찰의 대치 태세 도중 홍콩 경찰이 실탄을 발사하며 시위대 남성 1명이 총상을 입고 쓰러졌다. 홍콩 경찰의 실탄 발사는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외신에서 크게 다뤄졌으며 유엔은 실탄 발사에 강도높은 비판을 행사했다. 홍콩 내 시위를 주도하는 민간인권전선은 이번 사태를 '피의 빚'이라고 부르며 되갚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민들은 홍콩이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억압하는 과거 식민시대로 돌아가고 있다며 복면금지법으로 시위를 제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콩 총재 크리스 패튼 (Chris Patten)은 언론 보도를 통해 평화로운 시위대와 협상을 시작하지 않으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홍콩 당국의 이번 강력 조치에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무장 경찰에 의해 중상을 입은 두 명의 10대 시민 참여자 총격 사건을 강조하면서 "공공 질서를 총탄과 탄약의 공권력으로 통치하려는 생각은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로이터(Reuters) 영상캡처.
ⓒ로이터(Reuters) 영상캡처. 홍콩 당국은 가스 발포와 물대포로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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