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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이승우, 조롱과 마주하다
사라진 이승우, 조롱과 마주하다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9.11.08 0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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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이승우, 조롱 및 악성 댓글과 마주하다

 

 

ⓒ신트트라위던 VV 홈페이지
ⓒ신트트라위던 VV 홈페이지

 

축구계 안팎에서 이승우(신트트라위던 VV)에 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이탈리아 세리에A 헬라스 베로나를 떠나 신트트라위던으로 이적한 이후 아직까지 출전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어서다.

 

유럽 내에서도 중위권 수준으로 평가받는 벨기에 리그로의 이적이었기에 보다 많은 경기에 출전하며 자신의 잠재력을 끌어올릴 거라 기대를 모았던 것과는 정반대의 양상이다. 풋볼벨기에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이승우의 훈련 태도가 불성실하다며 혹평하고 있고, 신트트라위던 마르크 브라이스 감독 역시 "이승우 본인 하기에 달렸다"며 외면하는 중이다. 감독과 구단 알력 다툼이 '명단 제외'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팀내 입지가 좁아진 뒤 이승우가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하게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소식을 다룬 외신이나 국내 보도에는 악성댓글이 넘쳐나고, 심지어 포털사이트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하면 축구와는 전혀 무관한 단어들이 연관검색어에 등장하기도 한다.

 

 

벤투가 이승우 안뽑을때 혜안을 몰라봤다 (***aaasian)

벨기에에서 벤치도 못들정도면 k리그 와도 1부 주전은 꿈도 못꿀듯 (***승기원)

이러다 조용히 사라질듯 (a139****)

벨기에 데뷔전 보다 복면가왕 섭외가 더 빠르겠다 (은골***)

이승우에 대한 여론의 기저에는 '인성 논란'이 담겨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이영표와 같은 선배 축구인이나 해설자들의 애정어린 조언에 대해 "비판을 하더라도 얼굴을 맞대고 하라"는 식의 반응을 보인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아시안게임 당시 의료진 스태프에게 비속어를 날린 사건이나 또래 선수들과는 다른 당돌한 모습에 대한 일종의 반감이 현재 이승우를 둘러싼 냉정한 시선이다.

 

그럼에도 이승우의 팬덤은 여전히 탄탄한 편이기도 하다. 최근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고 있지 못하지만 A매치가 열린 경기장에서 이승우의 모습이 전광판에 나오면 관중석에선 거대한 환호가 쏟아지고, 여전히 바르셀로나 유소년팀 출신이라는 배경이나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당시의 활약때문에 그의 잠재력이 언젠가는 폭발할 것이라는 축구팬들의 목소리도 크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힘내라 이승우 (*뽀)

아직 20대 초반이다. 앞으로 어떻게성장할지 모르는거임 (am94****)

선수 본인이 힘든 시기인데 악플은 좀 아니지 않나 (star****)

  

이처럼 이승우에게 주어진 현실과 어린 선수에게 가혹하리만치 지나친 악성댓글은 자제해야 한다고 꼬집는 누리꾼들도 많다. 프로 선수가 부진하면 비판을 받는 것은 유명세를 치르는 것인 동시에 ‘숙명’에 가깝지만 인신공격성 악성댓글까지 유명세나 숙명의 범위에 포함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이승우는 최근 축구전문 유튜브 채널 'KLDH동현'에 출연해 "즐겁게 훈련하고 있고 팀에 잘 적응해서 도움이 되고 싶기 때문에 잘 준비해서 꼭 경기에 나가고 싶다"며, "결정권은 항상 감독님이 갖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축구해설가 박문성씨는 "최근의 유럽축구 흐름은 20대 초반에도 팀내에서 에이스를 맡는 경우가 많다"면서 "현재는 이승우 개인에게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스스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자신이 느끼거나 주변에서 부족하다고 전하는 것을 채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승우가 새로운 팀에서 스스로 주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시간이 필요한 것만은 사실이지만 하염없이 기다릴 상황이 본인에게도 좋은 일이 아닌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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