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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버럭' 변수에 제동 걸린 예산안 심사
강기정 '버럭' 변수에 제동 걸린 예산안 심사
  • 이종철 기자
  • 승인 2019.11.08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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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버럭' 변수에 제동 걸린 예산안 심사

 

 

 

그래픽=손보승 기자
그래픽=손보승 기자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태도 논란으로 가뜩이나 꽉 막힌 국회가 파행을 겪고 있다.

 

지난 1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운영위 청와대 국감에서 "북한의 무력시위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정부는 안보가 튼튼하다고 강조한다"는 취지의 지적을 하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설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나 원내대표가 “어거지로(억지로) 우기지 마시라”고 하자, 정 실장 뒷자리에 배석한 강 수석이 “답변을 요구해 놓고 우기지 말라가 뭐냐”고 끼어들며 고성과 함께 설전을 벌였다.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 참석차 국회를 찾은 강 수석은 "제가 백 번 잘못한 것"이라고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한국당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회에 나와 강 수석 설전과 관련해 사과하고 강 수석을 해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이날 예결위는 두 차례 연기된 끝에 끝내 파행했다.

 

"피감기관 증인 선서를 한 사람으로서 잘못한 것이 분명하다"면서도 "국무위원이 말을 못 해서 그렇지, 을중의 을"이라며 항변했던 강 수석은 이날 국회 파행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유한국당 소속 김재원 예결위원장을 따로 만나 '맥주 회동'을 했다며 "많은 ‘같음과 다름’을 확인했다. 같음 중의 하나는 ‘예결위 회의는 열려야 하고, 예산안은 법적 기일내에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는 글을 올렸다. 한국당 일각에서 다소 불쾌한 반응이 나온 가운데, 이에 대해 김병민 경희대 객원교수는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논란 중에 사진 올려 야당 자극할 수도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강기정 정무수석 페이스북
ⓒ강기정 정무수석 페이스북

 

ⓒ주광덕 의원 페이스북

 

 

그리고 7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정부 대표로서 사과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 “정부에 몸담은 사람이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국회 파행의 원인 가운데 하나를 제공한 것은 온당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이 총리는 “국회에 정부 사람들이 국회에 와서 임하다 보면 때로는 답답할 때 화날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절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이 정부에 몸담은 사람의 도리이고 더구나 그것이 국회 운영에 차질을 줄 정도가 됐다는 것은 큰 잘못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가 자세를 낮추자,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오늘 멋지고 아름다운 광경을 목격했다”며 “늘 존경하는 마음이 있는 정치 선배”라고 이 총리를 추켜세웠다. 이어 “참 아주 스마트하게 죄송한 마음을 표현해주셨다”며 “야당인 저도 감동이고 국민들이 정치권에서 이러한 총리의 모습을 보고싶어하는 가장 아름답고 멋진 장면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와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처럼 야당이 이 총리의 사과를 수용하면서 전날 종합정책질의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경색된 분위기가 다소 풀릴지 주목되는 가운데 국회 예결위는 오늘 다시 전체회의를 열어 비경제부처들에 대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를 재개할 예정이다. 다만 한국당의 요구처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출석하는 대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례'를 이유로 들어 끝내 노 실장이 출석을 거부하며 이 때문에 야당이 다시 공세를 퍼부을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바른미래당은 청와대 예산의 대폭 삭감을 주장하고 있어 이날도 여야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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