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경험을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 ‘트윈슈머’
타인의 경험을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 ‘트윈슈머’
  • 임성지 기자
  • 승인 2019.12.0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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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경험을 통해 구매하는 소비자 ‘트윈슈머’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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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상품을 접할 수 있는 요즘, 선택이 필요한 순간에 지나치게 고민하거나 남에게 선택을 맡기는 ‘결정 장애’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소비자들은 너무 많은 선택권 때문에 어떤 제품을 구매해야 만족할 수 있을지 혼란을 느낀다. 그래서 많은 소비자는 자신과 비슷한 취향이나 기호를 가진 사람들이 작성한 구매 후기를 참고해 제품을 구매한다. 이들을 가리켜 ‘트윈슈머(Twinsumer)’라고 부른다.
 
정보제공에서 가치제공으로 변화하는 ‘트윈슈머’
트윈슈머는 쌍둥이(Twins)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소비자들의 생각, 취향, 취미, 소비 패턴 등이 쌍둥이처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트윈슈머는 각종 커뮤니티 포털 사이트와 온라인 쇼핑몰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던 2005년 전후로 생겨났다. 온라인 쇼핑은 특성상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이미 제품을 사용한 사람들의 평가와 가격비교 등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매우 유용한 정보로 활용되었다. 10여 년 전보다 SNS, 파워블로거 등 개인을 위한 인터넷 매체가 잘 발달되고 O2O(Online to Offline) 등으로 온·오프라인 쇼핑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지금, 트윈슈머는 트렌드를 넘어 보편적인 소비 패턴으로 자리 잡았다. 이문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성인 소비자 1,200명 중 80.3%가 제품을 구입할 때 구매 후기와 상품평을 항상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이문규 교수는 현대사회로 오면서 소비자들은 구매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대인들은 제품을 보관하고, 설치, 관리하며, 처분에 들어가는 비용들을 줄이고자 합니다. 자신이 구매한 제품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누리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을 소비자와 고객은 기꺼이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트윈슈머는 소유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비용으로 지불하고자 하는 소비 패턴을 보인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은 2013년부터 과시적 소비 보다는 자신의 취향을 반영하고 가성비가 높은 상품을 찾는 가치 중심적 소비 생활을 하고 있다. 기대 이상의 가치를 누리려는 고객과 소비자들은 구매한 제품과 서비스의 사용과정에서 기대한 편리함과 가치가 지속되기를 원한다. 따라서 기업은 소비자들이 사용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후기와 상품평으로 구매를 유도하는 방법을 대체하고 있다.
 
개인 리뷰를 가장한 광고들의 기승
서울에 사는 20대 직장인 A씨는 물건 구매 전 리뷰를 꼼꼼히 살펴본 후 제품을 구매한다. 얼마 전 그는 ‘촉촉하고 지속력이 길어 추천한다’는 리뷰를 보고 립스틱을 구매했지만, 갈수록 건조해지고 각질이 일어나는 현상을 느꼈다. 그는 “이처럼 리뷰에 속은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보니 리뷰에 대한 신뢰도가 점점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윈슈머를 겨냥한 기업들의 리뷰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다수의 SNS나 블로그에는 개인의 리뷰를 가장한 광고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제로 한 유명 블로거는 “많은 블로거들이 기업의 협찬을 받고 리뷰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개인의 리뷰라는 가면을 쓰고 많은 트윈슈머들을 사로잡으려는 마케팅 기법이 활개를 치고 있다.
 
리뷰 마케팅에 대한 문제점이 점차 불거지자 최근에는 많은 블로거들이 광고 홍보성의 글을 당당히 밝히는 추세다. 트윈슈머 역시 협찬 리뷰를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는 인식의 변화가 이루어지면서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한다면 받아들이고 있다. 김운한 교수는 “기업은 협찬 시 리뷰어가 주체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편집하도록 자율성을 주고, 단순한 홍보 콘텐츠 보다는 지속적으로 의미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트윈슈머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각종 정보들이 봇물을 이루면서 ‘가짜 뉴스’가 판치는 만큼 소비자들 역시 리뷰어의 주관과 객관적 정보를 판단하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일방적으로 믿기 보다는 객관적 정보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가치 중심적인 소비 생활이 점점 일상화 되면서 트윈슈머는 날마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올바른 리뷰 문화가 정착돼 소비자들과 기업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길 바래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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