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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연소' 핀란드 산나 마린 총리, '밀레니얼 세대'로 내각 구성
'세계 최연소' 핀란드 산나 마린 총리, '밀레니얼 세대'로 내각 구성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9.12.12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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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연소' 핀란드 산나 마린 총리, '밀레니얼 세대'로 내각 구성

 

 

 

©Laura Kotila / Finnish Government
©Laura Kotila / Finnish Government

 

핀란드 제1당인 사회민주당의 산나 마린 의원이 현지시간 10일 총리로 공식 취임했다. 안티 린네 전 총리의 사임 이후 후보로 선출됐던 마린 의원은 의회의 승인 투표에서 찬성 99표, 반대 70표로 총리직에 올랐다. 마린 총리는 이번 주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정치 무대에 데뷔한다.

 

이로 인해 34살인 마린 총리는 현직 국가수반 중 세계 최연소 지도자가 되었다. 기존 기록은 2017년 37세에 총리가 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의 기록이다. 대통령제 국가의 총리까지 포함해도 그는 현역인 알렉세이 곤차루크 우크라이나 총리(35)보다 한 살 어리다. 마린 총리는 선출 이후 "나는 내 나이와 젠더에 대해 결코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소감을 밝혔다. SNS를 통해서도 활발히 소통해왔던 마린 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축하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며 "모든 어린이가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모든 사람들이 살면서 존엄하게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다.

 

 

©산나 마린 총리 페이스북

 

 

핀란드 역사상 세 번째 여성 총리로 선임된 마린 총리는 전체 19명의 장관 중 63%에 달하는 12명을 여성으로 임명하는 새 내각을 발표하며 파격 행보를 보였다. 부총리 겸 재무장관에 32살의 카트리 쿨무니를 임명했고, 내무장관은 마리아 오히살로(34), 교육장관에 리 안데르손(32) 등 주요 부처에 줄줄이 여성 장관을 포진시켰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여성 장관 평균 비율이 30%가 채 되지 않는 것에 비하면 2배가 넘는 수준이다. 1906년 유럽 최초로 여성 참정권을 부여하고, 1990년 세계 최초로 국방장관에 여성을 임명하는 등 일찍이 핀란드는 여성의 정치 참여가 활발했다. 현재 의회 의석(200석)의 절반 가까운 93석을 여성이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1985년생인 마린 총리는 부모가 이혼한 뒤 어머니가 동성과 재혼하면서 동성 부모 밑에서 자랐고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 10대 시절부터 사회 활동에 뛰어들어 소수자 인권과 불평등 문제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중도 좌파 성향의 사민당으로 정계에 입문해 지난 2015년부터 의원으로 활동했으며, 이후 교통·커뮤니케이션 장관직도 수행한 바 있다. 전임인 린네 총리가 2주 넘게 이어진 국영 우편 서비스 파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며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파트너 정당의 지지 철회 속에 6개월 만에 사임하며 총리직에 오르게 됐다.

 

 

©CNN 뉴스화면 갈무리

 

마린 총리 취임에 대해 국내 네티즌들은 한국의 기성 정치인들과 비교하며 대체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포털 뉴스 댓글에서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면 나이, 성별이 뭐가 문젭니까? 나이먹고도 국민을 위한 정치를 안하는게 문제죠", "우리나라도 참신하고 정직한 젊은 정치인들이 나타나야 할텐데", "우리나라는 30대 장관도 없고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선출된 3명 뿐이다" 등의 글이 많은 공감을 받았다.

 

외신들은 마린 총리에 대해 주요 정치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오랫동안 잘 훈련받은 정치인'으로 평가하며, 밀레니얼 세대로 대부분 구성된 내각에 대해서도 핀란드의 법과 제도로 보장된 청소년층의 활발한 정치 참여의 결과로 분석했다. 투오마스 일레안틸라 헬싱키대 정치학과 교수는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핀란드의 정치 전문가들은 새 내각의 세대교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는 개혁과 진전이 가능한 새로운 정치를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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