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와 유튜브 방송으로 연일 설전을 이어가던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1일 JTBC의 신년특집토론에서 만나 ‘언론개혁’을 주제로 격돌했다. 손석희 앵커의 진행 속에, 이창현 국민대 교수와 정준희 한양대 겸임교수도 토론자로 참여했다.

 

손 앵커가 "'기레기'라는 단어가 정당한가"라며 최근의 언론 보도 행태를 첫 화두로 꺼내자 유 이사장은 “보도의 품질이 너무 낮아서 그렇다. 독자들이 미디어가 일방적으로 자기들이 말하고 싶은 걸 쏟아 낸다고 생각해 적개심을 느끼는 것이다”며 기성 언론을 향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반면 진 전 교수는 유 이사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타깃으로 삼아 비판을 쏟아냈다. 진 전 교수는 “알릴레오 시청자는 기자들 리스트를 만든다. 제대로 일하는 기자들을 리스트 (만들어) 좌표를 찍고 공격을 한다”며 “(기자의) 가족의 신상 파서 기레기라고 비난한다. (그런 신상털기가) 집단화 조직화 일상화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알릴레오방송 중에) 김경록씨가 내가 생각해도 증거 인멸이 맞는다고 발언한 부분이 있다. 그걸 실제 방송에선 뺏다”며 “증거 인멸이 아니라 증거 보전이라고 했다. 농담인 줄 알았다. 이런 아재 개그 하지 마라”고도 했다. 앞서 유 이사장이 지난 9월 24일 ‘알릴레오’ 방송에서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하드디스크를 빼돌린 것을 두고 “증거인멸이 아니라 증거보전”이라고 말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이처럼 2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토론은 1:3 구도로 펼쳐졌다. 유 이사장이 전통 미디어와 종사자들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주로 전달한 반면, 진 전 교수는 '알릴레오'이외에도 tbs FM 김어준의 뉴스공장, MBC PD수첩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진 전 교수는 뉴스공장에서 진행한 조국 전 장관 딸인 조민 씨의 인터뷰를 예로 들며 “듣기 좋아하는 것만 내준다. 정상적 인터뷰였다면 핵심적 질문을 해야 했다. 봉사활동을 어디서 했는지, 원어민 교수가 누구인지 한마디면 됐다. 그 질문을 안 했다”고 꼬집었다. 또한 PD수첩에 대해서도 “직인을 똑같이 만들려면 몇십만분의 일이라는 확률을 언급했다. 그게 의미 있으려면 실제로 직인 찍힌 표창장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다”라며 “야바위”라고 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논평 안 하겠다”고 했다.

 

과거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를 함께 진행하기도 했던 유 이사장과 진 전 교수는 이에 대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유 이사장은 "저는 노유진의 정치카페를 할 때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마구 따지니까 당혹스럽다. 서운하다"고 유감을 표하자, 진 전 교수가 "그때는 그래도 나았는데 유 이사장이 너무 먼 길을 간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신년토론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기준 8.262%(유료가구)로 비지상파 시청률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JTBC는 오늘 오후엔 ‘정치개혁’을 주제로 신년토론을 한다. 유시민 이사장과 전원책 변호사,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출연하며, 손석희 앵커는 토론 진행을 마지막으로 'JTBC 뉴스룸' 앵커 자리에서 6년 만에 물러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