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2 09:20 (월)
연일 독설 쏟아내는 진중권, '진보 저격수'로 변모?
연일 독설 쏟아내는 진중권, '진보 저격수'로 변모?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0.01.07 09: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일 독설 쏟아내는 진중권, '진보 저격수'로 변모?

 

 

ⓒJTBC 뉴스화면 갈무리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최근 행보에 대해 '양심적이고 상식적인 지식인'이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진 전 교수가 '조국 사태'에 대해 연일 쓴소리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 "솔직히 저는 진 전 교수가 지나치게 진보적이고 비현실적이라 평소에 그리 좋아하진 않았지만, 한 마디 한 마디 공감 가는 말을 하는 걸 보며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에게 비난 댓글을 퍼붓는 더불어민주당 세력들과 그분을 동정하는 보수 세력의 반응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참으로 진영 논리, 패싸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의원은 "진 전 교수 외에도 대놓고 말하지 못하지만 양심의 소리에 괴로워하는 많은 깨어있는 진보, 시련을 통해 깨달으며 과거를 반성하고 진정한 자유주의와 권력 견제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깨어있는 보수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보수와 진보로 대립하기 전에 민주주의를 위한 최소한의 공감대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두 사람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잇달아 비판하면서 한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유 이사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 '대리시험' 논란에 대해 "해당 시험은 어떤 자료든 다 참고할 수 있는 온라인 오픈북 시험"이었다고 주장하자 진 교수는 "풉, 오픈북 시험이래요. 이분, 개그 감각 무르익었네요. 변명이 참 앙증맞죠?"라고 힐난했고, 이 의원 역시 "유시민은 오픈북이 뭔지도 모르는 모양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언주 의원, 진중권 전 교수 페이스북

 

하지만 진 전 교수는 자신에 대한 이 의원의 호평에 독설로 화답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의원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댓글에 새로운 댓글을 남겨 "참 나쁜 정치인"이라고 힐난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언주 의원 칭찬 감사합니다. 제가 진영을 떠나 옳은 얘기 하려 한 점을 높이 사준 것 같다"고 답한 뒤, "외람된 말씀이지만 진영을 떠난 객관적 시각에서 말씀드리자면 이언주 의원님은 참 나쁜 정치인"이라며 "민주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 거쳐 자유한국당 가시려다 못 가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영혼 없는 정치좀비는 정계를 떠나야 한다”며 “그것이 이 나라 정치발전의 길이자, 좀비님이 조국에 바칠 수 있는 유일한 애국”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최근 진중권 전 교수는 동양대 교수직을 내려놓은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연일 진보진영을 공격하는 글을 쏟아내고 있기도 하다. 유시민 이사장과의 갈등뿐만 아니라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설전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 의원이 자신을 "'입진보'에서 '입보수'로 변신, 노이즈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자 "진흙탕 싸움에 응하지 않겠다"며 "2012년 이 의원이 당시 문재인 대표를 뒤흔든 것을 잊지 않고 있다"고 되받아쳤다.

 

이후 진 전 교수는 재차 이 의원을 겨냥해 "문재인(당시) 대표를 지키려 목숨 걸고 싸웠던 사람은 고생하고, '문재인 재신임은 박정희 유신'이라고 했던 사람은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라며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이종걸 의원의 요구대로 당시 문재인 대표가 물러났다면 그 즉시 야인이 돼 지금은 청와대가 아닌 다른 곳에 계셨을 것"라고 일갈했다. 그러자 이 의원 역시 다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문재인 당대표와 ‘친문 그룹’과 대립, 원내대표 때 당무거부를 한 적도 있지만 그 후 여러 번 사과했다”면서, “진 전생의 글에는 저와 문 대통령 지지자를 갈라치기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종걸 의원 페이스북

 

대표적인 진보 논객으로 불리던 진 전 교수가 연일 여권과 지지층을 향해 독설을 쏟아내고, 또 친여 인사들의 집중포화 속에 거센 입씨름을 벌이자 정치권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총선을 앞둔 보수 진영의 '영입 자원'으로까지 불릴 정도로 화제의 중심에 설 정도다.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요즘 시중에는 '백야불여일진'이라는 말이 회자된다"며 "백 명의 야당의원보다 진중권 교수 한 명이 더 낫다는 말이다. 이 정부의 성공을 누구보다 바랬던 내부자였기에 진 교수의 비판은 예리하고 정확했다"고 평가했고, 이준석 새보수당 젊은정당비전위원장도 "요즘 뜬금없이 보수진영으로 영입하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진중권 교수가 핫해졌는데, 물론 본인은 관심도 없을 것"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일부 여권 지지자들은 진 전 교수의 페이스북 등에 댓글을 통해 '진레기', '곧 자유한국당 입당하겠다', '신념도 의리도 밥그릇 앞에 다 버려졌다'며 날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여권의 '저격수'로 변모하며 논란의 중심에 선 진 전 교수의 모습에 적잖은 당혹감을 느끼는 모양새다. 반면 '참 진보고 참 지식인', '진중권같은 사람이 더러 있어 그래도 다행이다', '불의와 잘못을 보고 비판하고 그 비판의 자유를 수용하는게 건강한 사회 아닌가'며 진 전 교수의 행보를 응원하는 글들도 이어지며 스스로가 또 다른 논란의 중심에 서기 시작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