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2 09:20 (월)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별세, 막 내린 ‘창업 1세대’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별세, 막 내린 ‘창업 1세대’
  • 김남근 기자
  • 승인 2020.01.20 1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별세, 막 내린 ‘창업 1세대’

 

 

롯데
ⓒ롯데그룹

 

롯데그룹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서울아산병원에 입원 중이던 신 명예회장은 전날 밤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어 중환자실로 옮겼진 상태였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고, 발인은 오는 22일 오전 6시다. 롯데그룹은 같은 날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을 가질 계획이다.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고(故)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구인회 LG 회장, 최종현 SK 회장 등 한국 경제의 기틀을 닦았던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도 막을 내리게 되었다. 들은 1960년대 이후 세계 최빈국이었던 한국이 선진국 반열에 오르는 격동의 성장 시기를 함께 해왔다.

 

신 명예회장은 한국과 일본 양국에 걸쳐 식품·유통·관광·석유화학 분야 대기업을 일궈낸 자수성가형 기업가다. 1921년 울산에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1941년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가 히카리 특수화학연구소를 차려 '껌'을 개발해 1948년 롯데를 세웠다. 이후 롯데부동산, 롯데리아 등 계열 사업을 확장하며 성장세를 이어나갔고, 1965년 한일협정으로 두 나라 국교가 정상화하자 1967년 한국에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신 명예회장은 주로 홀수 달에는 한국, 짝수 달에는 일본에 머무르며 그룹을 경영했다.

 

국내 최대 식품기업의 면모를 갖춘 롯데는 관광과 유통, 화학과 건설 등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 건설도 신 명예회장이 처음 구상했다. 1987년 잠실에 관련 부지를 매입해 기초를 닦았고 2015년 롯데월드타워 건설 현장을 직접 찾아 건설 상황을 직접 듣는 등 말년까지 빌딩에 애착을 보였다.

 

롯데를 굴지의 기업으로 키워냈지만, 말년은 순탄치 않았다. 2015년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터지면서 그룹 전체가 휘청였다. 이 과정에서 신 명예회장은 장남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사회의 반대로 신 명예회장이 되려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직에서 해임되고 총괄회장에서 명예회장이 되는 등 권좌에서 억지로 떠밀려났다.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손을 뗀 신 명예회장은 2017년 경영비리 혐의로 법정에 섰다. 재판에서 징역 4년과 벌금 35억 원형을 선고받았으나 건강상 이유로 법정 구속은 면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 여사와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차남 신동빈 회장,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와 딸 신유미 씨 등이 있다. 신춘호 농심 회장, 신경숙 씨, 신선호 일본 식품회사 산사스 사장, 신정숙 씨, 신준호 푸르밀 회장, 신정희 동화면세점 부회장이 동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