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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가 "문재인 대통령은 외교천재 혹은 공산주의자"라 평가했다는 국내 언론, 과연 사실일까?
BBC가 "문재인 대통령은 외교천재 혹은 공산주의자"라 평가했다는 국내 언론, 과연 사실일까?
  • 박지훈 기자
  • 승인 2018.03.21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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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 비커 BBC기자 트위터
로라 비커 영국 BBC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친애하는 한국 언론에게, 제 기사를 공정하게 번역해주시길 바랍니다. '북한과의 정치적 도박'이라는 제 글은 언론사가 보도한 것처럼문재인 대통령이 공산주의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우익 역사학자가 그것이 말한 것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이 문 대통령이 천재라고 말한 것도 인용했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BBC 로라 비커 기자가 자신의 트위터에서 한국 언론이 자신의 기사에 대해 공정하게 번역해 줄 것을 요청했다. 비커 기자가 9일 BBC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Trump and North Korea talks : The political gamble of the 21st century(트럼프와 북한 대화 : 21세기 정치적 도박'이라는 기사에 대해 몇몇 한국 언론 매체가 기사 중 일부를 잘못 번역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기사의 부분은 다음과 같다.


South Korean leader Moon Jae-in is either a diplomatic genius or a communist set on destroying his country and US President Donald Trump is either a master of brinkmanship or a pawn in a more devious game - depending on who you speak to.

SNS 라이브 번역 -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은 외교 천재거나 자국을 파괴하려는 공산주의자고, 트럼프 대통령은 벼랑 끝 전술의 달인이거나 기만적인 (체스)게임의 졸(卒)이다. (평가는) 당신이 누구와 대화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 언론이 해석에 필요한 중요 부분을 빠트렸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언론은 앞서 언급한 비커 기자의 기사 도입부에서 'depending on who you speak to.'라는 문장을 빼고 보도했다. 이 문장이 같이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 언론이 게재한 기사는 BBC가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 천재 혹은 공산주의자라고 평가한 것처럼 읽힌다. 한국 언론이 의도적인 오역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빠진 문장을 살려 번역할 경우, 비커 기자가 문재인, 트럼프 대통령이 두 가지 상반된 인물 평가를 독자들에게 맡겼음을 알 수있다. 

언론매체의 성향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긍정, 부정적 측면을 각각 강조하는 비중은 달랐지만 대체로 기사 내용을 전달하는 데 그쳤다. 다만, 국내 일부 언론 매체 보도는 BBC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상반된 평가를 마치 내린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데 문제가 있다. 비커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우익 역사학자가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평가한 것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이 외교 천재라고 말한 평가도 함께 인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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