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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사학 이사장의 절규
어느 사학 이사장의 절규
  • 임성희 기자
  • 승인 2018.05.11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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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차 만난 한 사학 이사장은 30여년간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선친의 뒤를 이어 2015년 이사장으로 취임해 학교를 이끌고 있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있었지만 학생수가 급감하면서 중학교를 폐교하고, 고등학교만 운영되고 있는 현재, 그는 학교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하지만 두 눈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점점 줄고 있는 학생수, 정부의 사립학교 제제 등이 그의 큰 고민거리였다.

"남들은 사학 이사장이라고 하면 돈이나 있는 줄 아는데, 교사연금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이사장이라고 해서 월급 나오는 것도 없고요"라며 연이어 한탄을 늘어놨다. 개인재산임에도 정부에서는 마음대로 쓰지 못하게 하고, 오히려 사학을 부패집단으로 규정하는 것 같아 마음이 쓰리다는 그는 우리나라가 힘든 시기 교육을 위해 힘썼던 사학법인에 대한 인정과 공교육과 같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사립학교는 건립이 오래돼 시설이 낙후하다보니 학생들이 선호하지 않는 학교가 되어버리고 온갖 혜택은 공교육기관으로 다 돌아간다면서 학교를 위해 투자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 투자할 수가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공교육에 들이는 투자만큼 사립학교에도 지원해줘야 하는데, 사유재산으로 인정도 안해주면서 제제만 늘어간다면서 한숨을 쉬는 이사장.

우리나라 교육이 중학교까지는 무상교육이고, 고등학교와 대학교는 아직도 사학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사학법인이 무너지면 우리나라 교육이 무너질지도 모르는 현실에서 정부의 사학법인 규제는 어느 정도 완화되어야 한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학생수가 점점 줄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도 경쟁체제에 돌입할 수 밖에 없다. 사학법인은 더 심한 압박을 받을 것이다. 그 나름대로 차별성을 갖고 수월성 교육을 할 수 있게 법적조치를 취해준다면 우리나라교육이 훨씬 다양해질 수 있지 않을까?

이사장은 최근 학교에 야구단이 설립인가를 받았다며 앞으로 야구단이 성장해 나가는 것밖에 계획이 없다며 웃어보였다.

어떻게 보면 소수에 불과한 이야기가 아닐까 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한국사립초중고등학교법인협의회에서 한지역 회장을 맡고 있는 그의 이야기가 우리나라 사학의 전체를 대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절규가 아직까지 기자의 귓가에 맴도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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