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HIND:ART] 보통이어도 괜찮아, 만화가 김보통
[BEHIND:ART] 보통이어도 괜찮아, 만화가 김보통
  • 박유민 인턴기자
  • 승인 2018.06.16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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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박유민 기자 ]

만화가 김보통

보통이어도 괜찮아

따뜻한 그림체로 사회 어두운 이면 말하다

‘김보통’이라는 이름으로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그려내는 작가가 있다. 인형탈로 자신을 ‘지극히 보통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만화가 이전 대기업 출신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고 소개한다. 단행본 ‘아만자’, 웹툰 ‘DP’, 에세이 ‘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와 같은 작품을 통해 보통 사람들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만화가, 김보통을 만나봤다. 


외면 받는 이야기 그려내는 작가


만화가 이전의 김보통의 이야기는 이제 그의 캐릭터만큼이나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보통의 삶을 찾고 싶었다는 이야기가 소위 말하는 ‘팔릴만한 스토리텔링’으로 팔리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서 가명이 참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대기업’ 입사와 퇴사는 삶에 있어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회사 생활을 통해 상명하복식 조직문화, 경직되어있는 군대식 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자신을 발견하고 초과근무와 잔업이 일상이 되어버린 것에 대한 실망과 부당함에 대한 감정들을 발견한 것이 그를 만화가가 되게 한 결정적 하나의 ‘사건’이 됐다. 만화를 배운 적도, 그렇다고 어릴 적부터 만화를 꾸준히 그려왔던 적도 없는 한명의 퇴사자가 첫 작품을 시작으로 계속되는 연재 제안 덕분에 ‘작가’로 불릴 수 있게 됐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운이 좋았고 남들보다 뻔뻔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암 환자의 이야기를 그린 웹툰 ‘아만자’, 탈영병에 대한 이야기 ‘디피(D·P)’등 웹툰 시장에서 팔리기 좋은 콘텐츠는 제쳐두고, 어렵고 무거운, 왠만하면 모른척 하고 싶은 소재를 골라 연재했다. 정면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사각지대의 소재를 다루는 작가로 독자들에게 각인되고 있는 김보통에게 최근 가장 하고 싶은 소재에 대해 물었더니 ‘회사 시원하게 욕하는 만화를 쓰고 싶다’고 호탕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했다.

  • 만화의 소재는 어디서 찾는 편인가.

개인적인 경험과 소재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 두 가지를 병행하며 그린다. 대중적인 만화를 그린것인가 사회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만화를 그릴것인가의 선택에서는 늘 후자를 선택했다. 분명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만화는 콘텐츠가 정해져있다. 그걸 그리면 못해도 중간은 갈 수 있지만 크게 유명해지거나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사각지대에 있는 소재로 만화를 그린다는 점을 독특함으로 봐주시는 것 같다. 

  • 가능성을 추구하다간 취업시장에 도태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어떤 독자분이 26살인데 만화가의 꿈을 접어야 하냐는 질문을 했다. 저는 데뷔를 33살에 했다. 사회 자체가 어떤 테크트리 자체를 너무 중시해서 그 길이 아니면 안 된다는 강박을 갖고 있다. 더 웃긴 건 그 경로 자체를 이탈한 사람의 모델이 생기면 또 그 사람의 삶이 모델이 된다. 그런 것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평생을 바쳐 작가가 된 사람도 있겠지만 그 사람도 성공했으니까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이외의 가능성을 굳이 닫아 놓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 작가가 된 이후로 워라밸은 어떻게 지키고 있는가.

직장인이었을때는 정말 '워크'밖에 없었다. 그것 때문에 그만 뒀다. 그때의 직장동료들은 지금 다 과장이 되어있다. 가끔 연락 주고 받으며 회사 어떠냐고 물어보면 예전하고 다를 바 없다고 대답한다. 그런 것 보면 워라밸이라는 단어도 한때 지나가는 유행어일 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개인적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나름의 밸런스를 조절할 수 있는 주도권이 있다는게 확실히 다르다. 갇혀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과 언제든지 문을 열고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은 정말 많은 차이가 있다. 내가 주도권을 갖고 있다는 생각때문에 과거처럼 절망스럽진 않다. 

 

 

 


‘보통이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회


팬들과의 소통을 통해 작가가 될 수 있었다고 말하는 그는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신 환자분께서 저를 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이후 망설이는 도중에 돌아가셨다. 다시 연락이 와서 49제때 가족들과 함께 편지를 써줄 수 없냐고 부탁하셔서 편지를 써드린 일화가 있다”고 말하며 만화를 통해 벌어진 일들에 때로는 무력감을 느끼기도, 신기함과 고마움을 느끼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청소년 자살예방과 관련된 만화와 함께 교육부 담당자들과 만나 청소년 간담회를 참석하는 활동도 해왔다. 또 한 방송사와 함께 유투브 채널에서 영상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캐릭터 브랜딩 사업을 통해 만화, 애니메이션, 웹툰, 캐릭터, 영상제작, 출판 디자인 등 다양한 활동으로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나이와 상관없이 새로운 뭔가를 계속 해 낼 수 있다. 아직도 도전할 것이 많다”고 말하는 그의 말처럼, 서로에게 ‘길을 벗어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도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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