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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안전한 세상’을 위한 공조 독려
‘더 안전한 세상’을 위한 공조 독려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9.01.09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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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안전한 세상’을 위한 공조 독려

소통과 카리스마 겸비한 국제경찰 수장

 

ⓒ경찰청

 

김종양 전 경기경찰청장이 지난 11월 21일 제87차 인터폴 총회에서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 수장에 선출됐다. 이는 국제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각국 경찰 간 공조와 협력을 총괄하는 인터폴 수장에 한국인이 뽑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며, 투표 직전까지 당선이 유력했던 알렉산드르 프로코프추크(러시아) 인터폴 유럽 부총재를 제쳤기 때문이다. 이를 둘러싸고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 갈리는 가운데 김종양 신임 인터폴 총재는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인 첫 인터폴 총재 선출

 

신임 인터폴(ICPO) 총재로 선출된 김종양 전 경기경찰청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동안 영화에서나 보았던 인터폴의 수장에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영화 ‘007시리즈’에서 나오는 첩보요원이 소속되거나 비밀 작전을 지원하는 단체가 아니지만, 세계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 테러, 재해 등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 가입단위로 설립된 대표적 국제기구임은 분명하다. 때문에 김 신임 총재 선출 소식이 전해진 후 국내 여론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총리 등 정계 인사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지난 11월 27일, 김 신임 총재의 선출 소식에 문재인 대통령은 “김종양 인터폴 부총재가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인터폴 총재로 선출되었습니다”며 “아주 자랑스럽습니다. 국민들과 함께 축하를 보냅니다”는 축전을 자신의 SNS를 통해 전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6일, 정부서울청사 총리집무실로 김 신임 총재를 초대해 면담을 진행했고, 이 장면을 자신의 SNS에 게재하며 “국제기구 수장 가운데 1국 1표의 진정한 직선으로 선출되는 자리. 한국인 최초의 쾌거”라는 말로 축하했다.

 

한편 김 신임 총재는 당선 직후 총재직 수락 연설에서 “앞으로 다가올 날들이 인터폴의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며 “공동 목표인 ‘더 안전한 세상’을 위해 함께 가자”고 발표한 뒤 “외교부를 비롯한 정부의 많은 관심과 더불어, 경찰청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으며, 총회에 참가한 한국 대표단의 열정적인 선거운동이 함께 어우러져 이렇게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개인적인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인터폴 총재 재임을 통하여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그 위상과 역할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러시아대 반(反)러시아 구도로 치러진 선거

 

이번 선거 과정에서 김종양 인터폴 신임 총재는 인터폴에 대한 정치적 편향이나 개입을 차단하고 아시아, 아프리카 등 소외된 회원국들의 치안력 격차 해소를 최우선하는 전략적인 지원활동을 약속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균형된 리더십(balanced leadership)’과 자신감을 보여 회원국들로부터 폭넓은 공감을 받았다는 게 경찰청과 외교부가 내린 평이다. 경남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할 당시에도 부하 직원들 사이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그다. 뿐만 아니라 인터폴 선임 부총재로 활동할 당시 국제사회에서도 민감한 이슈인 코소보 회원가입 문제 등 여러 안건을 원만히 처리함으로써 국제기구 대표로서도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검증받은 점이 당선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김 신임 총재에 대한 외신의 반응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과 러시아 두 나라 후보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이번 선거를 앞두고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치열한 로비전을 펼쳤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김 신임 총재의 당선보다 이 같은 사실에 대한 내용을 더 부각해서 다뤘기 때문이다.

 

AP통신은 “김종양 총재의 당선은 백악관과 유럽 파트너 국가들의 승리”라며 “미국과 유럽은 선거 직전까지 러시아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로비를 벌였다”고 보도했고, 로이터통신은 “프로코프추크 후보의 선거 출마를 놓고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인터폴에 간섭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국가들은 선거 전부터 인터폴이 러시아에 넘어갈 것을 우려해 프로코프추크 후보의 당선 저지 운동을 공개적으로 벌여왔다. 프로코프추크 후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잘 알려진 인물로 프로코프추크 후보가 인터폴 수장에 당선되면 푸틴의 정치적 탄압 등에 의해 인터폴이 악용될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전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국은 지난해 7월,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 독살시도 사건이 있었기에 러시아 후보 당선 시 인터폴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부터 이번 선거는 러시아대 반(反)러시아 구도로 치러진 셈이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리 후보가 당선되지 못해 유감이지만 선거 결과를 부정할 근거는 하나도 없다”며 “이번 선거는 전례 없는 압력과 개입 속에서 치러졌다”고 일침을 가하며 결과를 수용했다.

 

김 신임 총재의 어깨가 무겁다. 전임자였던 중국 출신의 멍훙웨이 총재의 임기를 이어받았기에 2년이라는 짧은 시간이 그에게 주어졌기 때문이다. 이 시간 안에 국제사회로부터 자신의 존재 당위성과 합당함을 인정받아야 한다. 국내에서는 짧은 시간에 비해 김 신임 총재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주어진 난관을 헤치고 앞으로 이 기대에 그가 어떻게 응답할지 행보를 주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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